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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원하는 자, 순천 청춘창고로!

18-08-16 11:21

본문

“순천 창고에서의 성공은 기회가 되고, 실패는 경험이 됩니다.”

 

전남 순천시 청춘창고에서 만난 이성수(32) 씨의 말이다. 이제 두 달 차 새내기 사장으로 문어라면과 문어덮밥 전문점 ‘문어리’를 운영하고 있다. 광양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 씨는 순천 출신 아내의 권유로 청춘창고에 도전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언젠가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터라 주저하지 않았다.

 

“거창한 사업은 고사하고 작은 가게 하나 내는 것도 청년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보증금이다 시설비다 거액이 필요하고, 만약 실패라도 한다면 빚더미에 앉게 되죠. 청춘창고는 들어가는 돈이 거의 없어요. 성공하면 꿈을 이룰 기회를 잡는 거고, 비록 실패한다 해도 삶이 흔들리지 않아요. 얼마든지 이곳의 경험을 발판삼아 재기할 수 있죠. 그 점이 가장 좋았어요.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자신감을 주더라고요.”

 

창업1.jpg
청춘창고 1층은 식음료 푸드존으로 꾸며져 있다. 주문한 음식을 원하는 자리에 앉아 먹는 푸드코트 방식이다 ⓒC영상미디어

 

순천 청춘창고는 지역 주도형 청년일자리 창출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이다. 2017년 2월에 개점한 이후 2018년 7월 기준으로 방문객이 40만 명, 매출액은 20억 원에 육박한다. 57개 단체 991명이 방문하며 지역 주도형 청년일자리 벤치마킹의 대표주자가 됐다.

 

이런 성과로 순천시는 ‘2017 대한민국 행정홍보대전’에서 일자리 시책 국무총리상, 2017년 전국지방자치단체 일자리상, 지역일자리 목표공시제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자리 분야 5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우수 청년일자리 시책으로 인정받아 정부 지원사업으로 채택됐다. 낡은 농협 창고를 개조한 이곳이 불과 2년여 만에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절박했던 순천시의 청년일자리 고민

 

순천 청춘창고의 성공 뒤에는 절박했던 순천시의 청년일자리 고민이 있었다. 순천은 대기업이 자리 잡고 있는 인근 광양이나 여수에 비해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했다. 대기업 유치가 하루 이틀에 이루어지는 사안이 아니다 보니 뭔가 다른 자구책이 필요했다. 2013년 순천 정원박람회가 고민의 물꼬가 됐다.

 

박람회 이후 순천시에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청년 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순천시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야별 청년대표들을 모아 대화를 시작했다. 사업 구상단계부터 청년들이 직접 참여했다.

 

순천시는 철저하게 위로부터 내려오는 하향식이 아닌, 아래로부터 올라가는 상향식을 추구했다. 직접 운영하고 이용하는 청년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순천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방안이 정해지지도 않은 논의 시점부터 지역 청년들과 같이 고민했다는 점이 청춘창고의 가장 큰 성공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순천시는 청년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시에서 할 일을 정리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음식점과 수제공방 및 각종 행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청춘창고였다. 순천시의 이런 사업 구상은 지역 특색과 관련이 깊다. 호남지역은 음식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순천만’이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늘자 요식업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기술 노하우는 고사하고 가게 임차료가 없어 창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태반이었다. 순천시 차원의 고민과도 맞아떨어졌다. 순천시는 연간 12만 명의 청년 여행자들이 순천을 방문하지만 그 청년들이 제대로 먹고, 마시고, 즐길 공간이 부족하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업의 공급과 수요 타깃 층을 명확하게 잡자 사업 성격은 분명해졌고, 진행 속도도 빨라졌다. 그 결과 994㎡(약 300평, 2층 건물)의 70여 년 된 순천농협 조곡지점 양곡창고는 젊고 젊은 ‘청춘창고’로 재탄생했다.

 

비어 있던 농협 양곡창고가 청춘창고 건물로 낙점된 것도 청년들의 선택이었다. 처음 물망에 오른 장소는 순천역 바로 앞의 4층 빌딩이었다.

 

그러나 청년들은 순천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양곡창고를 선택했다. 1945년에 지어져 70년 넘게 정부의 양곡을 보관하던 창고였다. 이제는 시대가 변해 도시 외곽의 낡은 빈 창고에 불과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시선엔 감각적인 건물이었던 것. 농협 창고가 있던 조곡동 일대는 순천역과 가깝다는 것 외엔 상권이랄 것도 없이 인적이 드문 곳이다.

 

순천시는 창고 주변에 주차장과 숙박업소가 풍부하다는 점과 기차 여행자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높이 사 청년들의 선택에 손을 들어주었다.

 

오래된 농협 창고의 외관을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는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하지만 장과 벽은 옛 모습을 최대한 유지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했다. 오래된 농협 창고가 주는 빈티지함이 젊은 세대의 취향과 맞아떨어졌다. 청춘창고를 한 번 방문한 젊은 사람들은 앞다퉈 SNS에 소문을 냈고, 방문객은 급증했다.

 

청춘창고는 1, 2층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9.9m², 8.25m² 점포들이 들어찼다. 1층에는 아이스크림·햄버거·초밥집 등 10여 개의 음식점이, 2층에는 수제공방들이 입주했다. 창고 중앙에는 공연을 관람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대형 계단과 테이블이 있다. 푸드코트처럼 각 점포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테이블에서 먹고 다시 그릇을 반납하면 된다. 이 밖에도 각종 공연과 행사를 할 수 있는 이벤트 스테이지, 미팅 큐브, 오픈 스튜디오 등 다양한 청년 활동이 가능하도록 곳곳에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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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창고 뒷마당 쉼터 공간, 잔디밭과 벤치 등 방문객들을 위한 야외공간을 마련했다. ⓒC영상미디어

 

청춘창고 관계자는 “월 2만 명 이상이 청춘창고를 찾고 있고, 주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아 더 붐빈다”면서 “조곡동은 길에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적 드문 변두리 동네였는데, 이제는 여행자뿐 아니라 순천 시민들도 꼭 한 번은 와보고 싶은 핫 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역에서 청춘창고까지 오는 길에는 관계자의 설명처럼 삼삼오오 사진을 찍거나 캐리어를 끌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또 청춘창고를 중심으로 감각적인 카페와 가게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순천시의 청춘창고는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청춘창고를 견학 온 많은 분들이 청춘창고 공모가 왜 순천시 청년만이 아닌 전국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지 가장 궁금해한다”면서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순천시 상업의 수준을 높이고, 건강한 경쟁이 가능한 데다 자연스럽게 순천시로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터뷰한 ‘문어리’ 대표 이성수 씨도 경상북도 출신이다.

 

 

▶월 1만 원대 임대료, 완벽한 창업 인큐베이팅

 

청춘창고 입점자는 공개 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서류, 면접, 경연 등 모두 3차 선발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서류심사에서는 주로  나이와 지원자 간 또는 기존 입점 업체와 겹치지 않는 업종인지 확인한다. 면접을 거쳐 경연에선 청춘창고 실제 업장에서 판매할 메뉴를 조리한다. 심사는 조리학 교수, 영양사, 시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맡고 있다.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하며, 점수대로 입주가 정해진다.

 

청춘창고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저렴한 임대료다. 입주자로 선발되면 한 해 13만~16만 원을 내고 최장 2년간 2.5~3평의 점포를 임대해 운영할 수 있다. 월 1만 원대 임대료다. 물론 보증금은 없다. 초기 3개월간 전기·수도·가스비도 면제받는다. 이후에도 입주자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주류창고의 수익으로 공공요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사실상 월 고정비용은 없는 셈이다. 입주자 자신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가게를 꾸미는 인테리어 비용과 재료비 정도다. 1년 단위로 재계약 심사가 있으며 최대 2년간 사업 경험을 살린 뒤 떠나고 새로운 청년들이 입주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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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 1만 원대 임대료로 최장 2년간 청춘창고에서 영업할 수 있다. 2. 청춘창고 1기 사업자 중 이미 5팀이 독립에 성공했다. ⓒC영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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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춘창고에 입점한 청년사장들, 허문영(27), 유성태(30), 김채린(24), 류시준(28), 이성수(32) (사진 왼쪽부터) 4. 청춘창고 2층은 각종 수제 공방이 자리 잡고 있다. ⓒC영상미디어

 

단순히 헐값에 공간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업주들은 창업 마케팅부터 세무·회계·광고·안전관리 등 청춘창고 측의 교육을 받는다. 지역사회의 성공한 요식업 관계자들을 연결해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음식 장사에 필요한 서비스 매너를 배울 수 있도록 외부강사도 초빙된다. 운영에 관한 사항은 입주 청년들끼리 상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당장 조리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입주할 수 있지만 1년 안에는 자격증을 따야 재계약이 가능하다. 자격조건을 완화함과 동시에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완벽한 청년창업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다.

 

일식집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다 청춘창고에서 초밥집 ‘센슈니기리’를 창업한 허문영(27) 씨는 “직접 운영해보니 막연히 생각했던 창업과 또 다른 문제들이 많아 청춘창고가 아니었다면 시행착오를 치를 뻔했다”면서 “경력이 십수 년 된 선배들에게도 ‘내 가게’를 차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직접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수익”이라고 했다. 청춘창고 관계자는 “입점 업체 대부분이 한 달에 250만~3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화행사 유치 등 순천시 측면 지원 계속돼

 

청춘공간에선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창고 중앙에 자리한 ‘오픈 스튜디오’와 ‘이벤트 스테이지’, ‘미팅 큐브’ 등이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는 청춘창고 개점 이후 총 150여 건의 문화·공연 이벤트가 열렸다.

 

올해 초 방송인이자 성공한 외식사업가 홍석천을 시작으로 개그맨 유병재, 웹툰작가 주호민 씨 등 입담이 뛰어난 방송인들을 초청해 ‘실패학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실패학 콘서트’는 지난해 2월 문을 연 ‘청춘창고’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매달 1명의 강사를 초청해 창업에 대한 꿈과 좌절, 성공에 관한 스토리를 소개한다. 순천시는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면 청춘창고 내 공간을 무료로 대관해준다. 청년들은 비용 부담 없이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고, 입점 업체는 음식 판매 수익을 높일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이처럼 청춘창고는 이제 지역 주도 청년일자리 창출의 성공모델을 넘어 전국에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메카로 떠올랐다. 이곳의 다양한 창업정보와 문화행사를 통해 전국에서 모여든 청년들은 창업 노하우를 배우고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있다. 청춘창고에서의 성공으로 현재 5개(120레스토랑, 에너지그릴버거, 치킨브로맨스, 마카타르, DIA네일) 업체가 독립했다.

 

에너지그릴버거의 경우 2호점을 낼 정도로 성업 중이다. 청춘창고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창업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의 성공률이 높다”면서 “자신의 사업장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아이템 선정 등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보다 신중한 상권 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순천시는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행사 기획과 유치로 청춘창고와 순천시 일대의 상권들을 측면 지원할 생각이다. 또한 청춘창고 졸업자 사업자들에 대해서도 지역경제와 연계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지도록 고민 중에 있다.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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