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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선생이 노닐던 불일폭포를 가다

18-08-25 07:39

본문

[옛 문헌작품 속 국립공원 기행] 유지리산(이인로)

                    글: 정혜종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 주임

 

 

오랜 시간 잘 보존되어 온 자연만큼이나 국립공원 안에는 잘 간직해 온 문화유산이 있다. 이러한 국립공원을 옛 선조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과거의 국립공원은 우리의 선조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답은 옛 문헌 속에 있다. 솔솔부는 바람과 청명한 하늘, 다가오는 이번 가을에는 옛 문헌작품 속 국립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편집자 주)

 


정혜종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 주임

정  혜  종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 주임

 

예부터 사람들은 이상향을 꿈꾸며 찾아 다녔다. 우리 민족의 이상향은 청학동, 우복동(牛腹洞), 이어도(離於島) 등으로 불리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불리는 곳이 청학동이다. 청학동 중에서는 지리산 청학동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지리산 청학동은 최치원 선생이 청학을 타고 다녔다는 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치원 선생은 신라 출신 유학자로 당나라의 과거시험에 합격했다. 신라로 돌아와 정치에 뜻을 펼치고자 벼슬에 나아갔으나 신분의 벽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천령군(지금의 함양) 태수(군수)로 부임했으며 지리산을 유람하다가 가야산에 들어가 신선이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지리산 하동 일원에는 최치원 선생과 관련된 유적과 유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즐겨 찾던 불일폭포를 오르며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고려 말 문인 이인로(李仁老)는 무신정변이 일어난 후 세상을 떠나 은거하기 위해 오래 전 어떤 노인에게 들은 지리산 청학동을 찾아 쌍계사 골짜기로 들어왔다. 하지만 그는 청학동을 찾지 못하고 바위에 시 한 수만 남기고 돌아갔다. 이인로는 쌍계사 입구에 세워진‘쌍계(雙磎)·석문(石門)’ 바위까지만 갔다가 되돌아갔던 것이다.

 

                            유지리산(遊智異山)                              
                                               이인로

두류산이 깊어 저녁구름 나직한데
만학 천암이 회계와 비슷해라
막대를 짚고 청학동을 찾으려는데
건너편 수풀에 흰 납의 울음이 들리네
누대는 아득한데 삼산은 멀고
이끼낀 넉자 글씨 아직도 희미하네
도원이 어디냐 물어 보렸더니
낙화만 흘러 내리어 어딘지 모르겠네

 

 

환학대에서 최치원이 청학을 불러 타고 다녔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바위 오른쪽에는 최치원 선생이 썼다는 환학대(喚鶴臺)란 각자가 있다.


쌍계사 뒷편의 산으로 1시간 가량 올라가, 불일평전과 불일암을 지나 10분 정도 거리에 장엄하고 아름다워 지리산 10경의 하나로 선정된 높이 60m의 불일폭포가 있다. 불일은 고려 때 불일암에서 수도하던 지눌(智訥, 1158~1210)의 시호가 불일보조였기에 거기서 연유된 이름이다.

 

불일폭포.jpg
불일폭포의 모습.

 

불일폭포는 최치원 선생이 즐겨 찾던 곳이다. 최치원 선생이 완폭대 위에서 불일폭포를 바라보며 시를 읊거나 노래를 부르면 학연에서는 청학이, 용추에서는 용이 나와 춤을 추었다고 한다. 불일폭포 아래 학연은 60년대에 어떤사람이 폭포 중간을 훼손하여 메워져 지금은 예전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청학폭포(靑鶴瀑布)         

                                                  휴정(서산대사)

유월 불더위에 서리와 눈이 내리고
온몸 차갑기가 쇳덩이와 같구나
물소리는 계곡의 심장을 흔들고
폭포의 색깔은 허공의 뼈마저 빼앗아 버리네

 

 

2018년 4월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과거에 많은 선인들이 유람록에서 기록한 완폭대 각자를 발견했다. 이는 선인들이 청학동을 찾아 불일폭포를 전망하던 곳에서 보았던 그 석각이다. 완폭대 석각의 발견은 설화로만 전해 내려오는 청학동의 존재를 증명하는 하나의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지리산유람록에 나오는 완폭대의 기록을 살펴보자.

 

 

1611년(광해군 3) 4월 7일, 유몽인 <유두류산록(遊頭流山錄)>

 


…드디어 불일암에 올랐다. 암자 앞에 평평한 대(臺)가 있고, 벼랑에 ‘완폭대’라 새겨져 있다. 폭포수가 검푸른 봉우리의 푸른 절벽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데, 그 길이가 수백 자쯤 되었다.

 

 

1616년(광해군 8) 10월 2일, 성여신 <방장산선유일기(方丈山仙遊日記)>

 


…바위 허리로 난 길이 끝나는 곳에 나무를 쪼개어 걸쳐 놓았다. 그 밑은 억만 길이어서, 스스로 목숨을 내맡긴 자가 아니면 태연히 지날 수 없다. 완폭대 소나무 밑에 이르러 벌려 앉아 쉬었다. 완폭대는 1백척이나 되는 낭떠러지 위에 있고, 동쪽에는 폭포가 떨어진다. 그 앞으로 폭포수가 흘러가기 때문에 완폭대라고 한다.

 

폭포가 흘러내려 학연이 되고 학연의 아래에 용추가 있다. 완폭대 아래에 실같이 가는 길이 있는데, 이길을 따라 나무를 부여잡고 곧장 내려가 이끼를 긁어내면 ‘삼선동’ 석 자가 바위면에 새겨져 있다. 몸이 날렵하고 다리가 튼튼한 사람이 아니면 찾을 수 없다.

 

완폭대.jpg

 

1618년(광해군 10) 4월 17일, 조위한 <유두류산록(遊頭流山錄)>

 
…절 앞에 10여 명이 앉을 만 한 대가 있었다. 바위에 ‘완폭대’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으니 또한 고운이 직접 쓴 것이다. 다섯 사람이 대 위에 둘러앉아 술잔을 씻어 술을 따랐다. ……함께 시를 읊조리고 감상하느라 해가 지는 줄도 몰랐다.

 

 

1807년 3월 27일 남주헌 <지리산행기(智異山行記)>

 
…불일암은 벼랑 위에 매달려 있었는데, 그 높이가 수백 길이나 되었다. 동편에 쏟아지는 폭포가 있어 물이 떨어지며 두 개의 못을 만들었는데 하나는 용추이며 다른 하나는 학담이다. 암자 앞에 천길 높이의 오래된 소나무가 있고, 바위에는 ‘완폭대’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완폭대 남쪽에 향로봉이 있다. 예전에는 청학 한쌍이 그 위에 깃들어 살았는데 어떤 무인이 그 둥지에 돌을 던져 청학의 날개가 부러졌다. 날개가 치유되자 날아가 다시는 학이 날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1611년 유학자 유몽인이 쓴 ‘유두류산록’ 이후 청학동을 찾아 불일암과 불일폭포를 답사한 선비들의 유람록 십여편에 완폭대 석각이 있었음이 기록돼 있다. 그러나 남주헌이 함양군수를 지내면서 1807년에 쓴 ‘지리산행기’ 이후부터는 완폭대에 대한 기록이 없어 이 시기를 전후로 불일암이 쇠락하거나 지형이 변하면서 완폭대 석각도 흙에 묻히거나 수풀에 가리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불일암 앞에 돌출돼 있던 완폭대 바위암반은 현재 무너져내려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쌍계적문.jpg
쌍계석문.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완폭대 석각을 보존하기 위한 보존계획을 추진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가 완폭대와 탐방로의 이격 거리를 넓히고 그간 무너져내린 완폭대 지형을 가능한 한 안전하게 복원해 옛 선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불일폭포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이다.

 

최치원의 발자취와 수려한 산세, 한국인의 이상향인 청학동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유람록의 코스를 따라 지리산을 거닐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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