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공무원이 법령검토를 미비한 잘못으로 원고들의 건축신고를 수리한 뒤 원고들이 건물 신축을 마치고서 사용승인을 신청하였으나,
행정관청이 뒤늦게 당초의 건축신고가 반려되었어야 함을 발견하고 이를 사유로 사용승인 신청을 수리하지 않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사안에서, 원고들이 해당 건물의 철거 내지 이를 전제로 하는 손해를 현실적‧확정적으로 입었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
2017다278446 손해배상(기) (차) 파기환송
◇1. 가해자가 행한 불법행위로 피해자가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그 채무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기 위한 요건 및 이때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를 판단하는 방법,
2. 가해자가 행한 불법행위로 피해자에게 행정처분이 부과·확정되어 그 이행에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행정처분 당시 위 비용 상당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행정처분이 있은 후 행정처분을 이행하기 어려운 장애사유가 있어 오랫동안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행정관청에서도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행정처분의 이행에 따른 비용 상당의 손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행정처분의 존재뿐만 아니라 행정처분의 이행가능성과 이행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위 손해의 발생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행정처분을 받은 피해자)◇
1. 불법행위를 이유로 배상하여야 할 손해는 현실로 입은 확실한 손해에 한하므로, 가해자가 행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그 채무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채무의 부담이 현실적․확정적이어서 실제로 변제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어야 하고,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29948 판결, 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6다217833 판결 등 참조).
2. 가해자가 행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어떤 행정처분이 부과되고 확정되었다면 그 행정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로 되지
아니한 이상 행정처분의 당사자인 피해자는 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행정처분의 이행에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처분 당시에 그 비용 상당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행정처분이 있은 이후 행정처분을 이행하기 어려운 장애사유가 있어 오랫동안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해당 행정관청에서도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그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불이행된 상태를 방치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가 현실화되었다고 인정하는 데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 행정처분의 이행에 따른 비용 상당의 손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행정처분 당시의 자료와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행정처분의 존재뿐만 아니라 그 행정처분의 이행가능성과 이행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시간적으로 먼저 이루어지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었더라도, 선행처분의 상대방이 입었다고 주장하는 피해가 선행처분 자체로 인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 위 선행처분에 연속하여 나중에 이루어지는 별도의 후행처분에 의하여 장차 부과될 의무와 관련된 것이고,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에 후행처분이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의 예외적인 상황이 존재하며, 실제로 행정관청에서 장기간 후행처분을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도 후행처분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라면, 가까운 장래에 선행처분의 상대방에게 후행처분이 이루어질 개연성을 인정하기 부족하여 후행처분에 의하여 부과될 의무이행을 위한 비용 상당의 손해가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위와 같은 손해의 발생 사실은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인 피해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다56455 판결 참조).
대법원은 판시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 각 건축물은 원심 변론종결 시점까지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관계로 건축법 제22조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각 건축물을 사용하여서 아니 되는 의무가 부과되고 있을 뿐,
종전에 수리된 건축신고가 취소되거나 건축법 제79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각 건축물의 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이 오랫동안 내려지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이는 수리된 건축신고의 취소나 건축법 제79조 제1항에 따른 시정명령이 후행처분으로서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거나
앞으로도 그와 같은 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하는 사정에 해당한다면서,
이 사건 각 건축물에 관한 사용승인이 반려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가까운 장래에 이 사건 각 건축물의 철거 내지 이를 전제로 하는
손해의 결과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심리미진 등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사례임.(민사;대법원 2020. 10. 15. 선고 중요판결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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